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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은 인류 양심의 문제이다"

통일인터뷰.jpeg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동남아시아 최남단에 위치한 여러 섬으로 이뤄진 도시국가, 면적 697㎢, 인구 570여만 명)에서 미합중국(USA)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간의 역사적인 정상(최고지도자) 회담이 진행됐다.

‘세기의 핵담판’으로 불리는 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은 중국특별기편으로 평양에서 싱가포르까지 날아왔다. 정권수립 이후 70여 년간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자본주의국가를 공식적으로 방문하는 초유의 일이었다.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오찬을 포함해 5시간 함께 있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만남은 미래 한반도 운명에 중차대한 순간이었다. 이날 두 정상은 만남에서부터 작별까지 환한 미소를 보였다.

참고로 올해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은 서울에 있는 탈북민 8명을 자신의 집무실인 백악관으로 초청하여 간담회를 가졌다. 그들 중에는 정광일 북한인권단체인 ‘노체인’ 대표도 있었다. 최근 서울의 모처에서 그를 만났다.

 

- 자신을 소개해 달라.

1963년 중국 연길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연길사범대학 교원이었는데 문화대혁명 때 ‘조선특무’(간첩)라는 누명을 쓰고 홍위병(공산당)에 의해 감옥에 끌려갔다. 7살 때인 1969년 모친의 손에 끌려 북한으로 나왔다. 함북도 회령에서 고등중학교를 졸업하고 1979년 인민군대에 입대하여 당시 조선인민군 5군단 74여단에서 군사복무를 했다. 행정지역으로는 군사분계선 강원도 철원군 마장리 일대이다.

 

- 언제 인민군에서 제대하였나?

인민군 10년 복무를 마치고 1989년에 제대하여 회령전동기공장에 배치 받았다. 회령에서는 비교적 간부들이 많이 배출되는 유명한 공장으로 사람들로부터 인기가 있었다. 당시 평양에서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이 있었다. 이 시기 당국은 주민들에게 ‘사회주의애국운동’을 고취하며 달러 및 애국물자 상납을 은밀히 강요했다.

 

- 가족이 애국물자를 국가에 바쳤겠다.

당시 부친은 중국정부에서 보상받은 돈을 밑천으로 연길에서 큰 식당을 경영했다. 하여 부친에게 손을 내밀었다. 대략 40~50만 달러를 받아서 그 돈으로 돼지 1차량(철도차량), 밀가루 5차량, 옥수수 10차량을 당에 바쳤다.

그로해서 모친은 국기훈장 1급을 수훈하였고 나는 인민군제대 당시 많은 동료들이 발전소, 탄광, 건설장에 가는데서 배제되어 고향으로 귀가할 수 있었다. 당에 헌납한 ‘충성의 애국물자’ 덕분이라고 보면 된다.

 

- 이후 어떻게 되었나?

1992년 조선노동당 824연락소(인민무력부 작전국 소속, 통신정보분석 업무를 전담하는 특수부서) 지도원으로 임명되어 평양시 형제산구역에서 2년간 근무하다가 1994년 강원도 문천분소에 내려가 1996년까지 근무했다. 이후 청진분소 종합지도원으로 자리를 옮겨 1998년 10월까지 근무했다. 그 뒤 조선평양무역회사 청진지사장으로 임명받아 근무 중 1999년 7월 간첩협의로 국가보위부에 체포되었다.

 

- 이유가 뭔가?

나는 그동안 공적인 무역업무로 수년간 중국을 드나들었다. 그 와중에 중국에서 남조선사람들과 접촉했다는 것이 체포 이유다. 짐작하건데 아무래도 무역을 하면서 풍족한 생활을 하다나니 그것이 보위부에 거슬렸던 모양이었다.

‘간첩죄’로 회령보위부에서 4개월, 이후 청진보위부에서 10개월간 고문 받았다. 두 손을 뒤로 묶고 쇠창살에 수갑 채운 상태에서 앉지도 서지도 못한 채 잠도 못자는 ‘비둘기고문’이다. 구류장에서 체중이 75kg에서 35kg으로 줄었다.

 

-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

정치범들은 지하에 수감된다. 화장실도 보내주지 않아 앉은 자리에서 용변을 보았다. 간수도 없고 아무리 소리를 쳐도 지상에서는 들리지도 앉아 살겠으면 살고 죽겠으면 죽으라는 식이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꼭 살아서 이 만행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 하여 어쩔 수 없이 없는 죄를 시인하자 형식상 검사가 찾아와 조사를 시작했고 이후 재판도 없이 함남도 소재 요덕수용소로 보내졌다.

 

- 탈북동기와 경로는 어떻게 되나?

2003년 4월 석방되었다. 너무 분했다. 내가 3년간 무역을 하면서 노동당에 70만 달러 이상을 헌납했는데 결국은 억지 남조선간첩 혐의이니 말이다. 하여 석방 12일 만에 두만강을 넘어 탈북하였다. 즉시 부친이 있는 연길로 달려가 은신했다. 거기서 9개월간 모두 700여 명의 탈북자들을 남한에 보내는 브로커를 하였다.

 

- 브로커 일이 위험하지 않은가.

당시 연길 시내에는 떠돌이 탈북자 무리가 많았다. 적게는 2~3명, 많기는 7~8명씩 떼를 지어 다니는 북한에서 넘어온 꽃제비(가출청소년)들, 여자들, 할머니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대부분 남한 행을 원하는 사람들로 그들을 동남아로 안내해주었다. 이후 북한보위부와 중국공안의 합동체포조가 나를 검거하기 위해 움직였고 생명의 위협을 느껴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을 거쳐 2004년 4월 남한으로 왔다.

 

- 서울생활 초기 무슨 일을 하였나?

‘북한민주화운동본부’에서 일을 하였다. 고 황장엽 선생이 만든 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 전신이 바로 이 단체이며 2003년 6월에 설립되었다. 강철환, 안명철, 박상학, 안 혁 등이 본 단체 창립 멤버이고 주요 활동가였다.

이 단체에서 10여 년간 북한인권과 관련한 각종 기자회견, 세미나, 국제행사 등을 하였다. 기억에 남는 것은 2007년 하태경 당시 열린북한방송 대표(현 국회의원)와 함께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가서 김정은을 고소한 것이다.

 

- 노체인은 어떤 단체인가?

세상에서 가장 야만적인 사회, 인권이 전무한 북한에서 단지 김일성·김정일을 비판했다고 평생 투옥되어 있는 정치범들이다. 그 실태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며 궁극적으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해체를 목적으로 하는 인권운동단체이다. 지난 2012년 내가 만들었다. 현재 3만 탈북민 중에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피해자가 대략 30명 정도 있다. 이들의 경험과 고발을 기록하는 것도 업무 중 하나다.

 

- 그동안 어떤 일을 하였는가?

국내에서 북한실상을 알리는 일과 동시에 북한에 정보유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USB에 담은 정보는 남조선이 미제의 식민지로 헐벗고 굶주리는 나라가 아니라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임을 분명히 알려준다. 신뢰성을 보여주기 위해 국제기구에서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준다. 북한의 경제순위가 150위 정도임도 밝혀준다.

 

-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2개월에 한 번씩 인천 강화도 부근에서 USB를 페트병 속에 넣어 시간을 맞춰 바다에 띄운다. 그러면 대략 빠르면 2시간 뒤, 늦어도 5~6시간 이후에 북한 황해도 지역 앞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들이 접할 수 있고 때에 따라서 밀물이 육지까지 들어가 일반 주민들도 접할 수 있다. 실향민들이 이북 고향을 빨리 가기 위해서 USB 후원금을 보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국제행사를 많이 하던데...

2008년 EU청문회에 참석하여 북한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하였다. 2009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안에 들어가 관계자에게 북한정치범수용소 수감자 명단을 주었다. 언론사 기자와 동행했으니 형식상 받기는 하더라.

2011년 3월 제네바 인권이사회에 참석하여 북한대표에게 정치범수용소 수감자 및 피해자 명단을 전달하였다. 2013년 9월 캐나다 정부 북한인권법 개정발의를 위한 행사에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와 함께 참석했다.

 

- 지난 2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미국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워싱턴 백악관에서 탈북민들을 만난 것은 초유의 일이다. 8명이 참석하여 한 명이 3분간씩 발언을 했다. 예정된 면담시간을 마치고 트럼프 대통령의 제의로 비공개로 30분가량 더 이어졌다. 우리는 북한주민들의 고통을 말했고 야만적인 독재자 김정은에게서 항복을 받아낼 국가는 미국뿐이라고 말했다. 면담 중 트럼프 대통령은 신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 6·12 북미정상회담을 본 소감은...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기대했던 북한인권문제 의제가 없어 조금 실망스러웠다. 솔직히 말해 우리 탈북민들은 고향에 남아 헐벗고 굶주리는 부모형제들을 생각하면 핵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그들의 생존과 인권문제이다.

그러나 첫 술에 배부르겠나? 시작이 중요하다고 본다. 북미정상이 앞으로도 계속 만나다보면 언제인가 북한인권문제도 자연스레 회담테이블에 오를 것이다. 나는 지난 2월 백악관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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