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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정상이 자주 만나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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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18~20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다. 지난 2000년 6월 시작하여 남북정상이 만나 회담하기는 통상 5번째이고 문재인 정권에서는 3번째이다. 그만큼 남북의 평화유지가 중차대한 문제임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2018 가을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에서 송출하는 평양행사 화면은 남북 두 정상에 메인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순안국제공항, 려명거리, 백화원, 평양대극장, 만수대창작사, 옥류관, 대동강수산물식당, 5월1일경기장 그리고 북한의 ‘혁명의 성지’인 백두산까지 전부 화려한 것이다.

남북의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 악수하고 포옹했다고 70여년 적대시하던 서로의 대립이 하루아침에 끊기고 확실한 평화의 미래로 나갈 수 있을까? 그게 목표인 것은 분명하나 그 실현을 위한 노력은 지대하게 있어야 할 것이다.

7천만 민족의 염원인 평화는 어느 한 쪽보다 양쪽의 노력이 필요하다. 동북아의 가장 위험한 화약고, 한반도에 바야흐로 평화의 미래가 안착되고 공동번영의 새 시대가 열리기를 희망하는 것은 3만 탈북민도 같은 마음이다. 얼마 전 서울의 모처에서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자신을 소개해준다면...

1969년 3월 인민군 군관(장교) 가정에서 태어났다. 출생지는 황해남도 강령군. 부친은 4군단 소속 포중대 정치지도원이었다. 나는 1985년부터 94년까지 평양미림대학(인민군 소속 컴퓨터기술전문대학), 9군단 등에서 군사복무를 했다. 10년 군복무 제대 후 청진광산금속대학 2학년에 편입하여 98년에 졸업하였다. 이후 청진금속단과대학 기술기초강좌 수학교원으로 배치를 받았고 6년간 교편을 잡았다.

 

- 탈북한 동기가 뭔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때에 우연히 남조선TV를 본 것이 탄로가 났다. 다른 사람도 아닌 제대군인 출신 당원이, 그것도 대학교원(교수)이 봤으니 그에 대한 혹독한 처벌노동을 3년이나 받았다. 그걸 ‘혁명화’ 라고 한다.

제2금속건설연합기업소 산하 어랑천발전소 3직장에서 현장 기술감독으로 노동을 하였는데 다른 동료들(남조선TV 시청한 사람들)은 1~2년간 했고 나는 주동분자로 그들보다 곱절이나 했다. 그에 대한 불만이 항상 있었다.

 

- 언제 한국으로 입국했나?

남조선TV를 조금 본 것이 그동안 내가 충성했던 당과 국가에 “반역이 될 만큼 큰 죄”라고 하니 허탈했고 분노했다. 더 이상 북한에 아무런 미련이 없다고 판단하여 2007년 말, 13살 난 아들을 데리고 국경을 넘어 중국에 왔다. 한 달 뒤에 아내가 탈북했고 가족이 모여 태국을 거쳐 2008년 2월 대한민국으로 왔다.

 

- ‘겨레얼통일연대’를 소개해 달라

본 단체는 2011년 11월 통일부 북한인권과 소속으로 등록된 사단법인이다. 북한민주화 및 인권개선을 목표로, 취약 탈북민 사회정착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겨레얼통일연대’는 올바른 대북관 및 통일정책 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통일을 앞당기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 아주 특별한 활동이 있다던데...

(웃음)이름에 비속어도 있으니 그대로 말하기는 좀 그렇고 굳이 해설하면 ‘김정은 얼굴사진 비닐봉투’이다. 김정은의 얼굴사진이 인쇄된 가로50cm, 세로 60cm 규모 비닐봉투 안에 쌀1kg, 라면5개, 공책1권, 연필5자루, 치약·칫솔, 세숫비누, 수건, 주방용고무장갑, 전단지(남한의 경제발전 소식을 담은 내용) 등이 들어있다.

무게 2.5kg의 이 봉투를 인천광역시 강화군 석모도 주변 서해바닷가에서 특정날짜에 하루 두 번뿐인 만조시간대에 맞춰 은밀하게 바닷물에 띄운다. 그러면 빨라서 5시간, 늦어도 7시간 내에 NLL을 넘어 북한해역으로 들어간다.

 

- 자세히 말해 달라

한 번에 투하하는 봉투가 적으면 50여개, 많으면 100여개 이상이다. 100% 북한 해역으로 들어가는 것은 분명하다. 가장 먼저 북한군인들이 발견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 군인들도 항상 배고픔에 시달리고 있는 형국이니 말이다. 그 봉투를 북한주민 몇 명이 접하는지는 쉽게 알 수가 없다.

 

- 봉투에 김정은 얼굴사진을 넣은 의미는?

봉투는 가급적 김정은의 얼굴사진을 찢어야 개봉할 수 있다. 북한은 전 세계에 전무후무한 3대 세습 독재국가다. 림 작가도 알겠지만 우리 고향에서 인민들이 수령을 의심은커녕 비판이라도 하는가 말이다. 주인에게 절대 순정하는 양과 뭐가 다른가? 어쩌면 짐승처럼 무지한 그들에게 김정은의 사진을 찢는 용기를 주고 싶어 이 프로그램을 착상했다. 2015년 말 경 한 달간 연구하고 GPS실험까지 했다.

 

- 애로 되는 문제는 없나?

요즘 시국이 시국이니 가끔 있다.(웃음) 이따금씩 지역 경찰서 관계자들이 현장에 와서 제지를 하는데 그때마다 허망한 생각이 든다. 김정은이 북한에서 ‘최고 존엄’이지 남한에서도 ‘최고 존엄’인가? 나는 솔직히 말해 김정은보다 더 ‘최고 존엄’인 2천만 인민들의 생존과 알 권리를 위해 이 활동을 하는데 말이다.

 

- 북한자유민주투사 추모는 뭔가?

지난 수년간 나와 연계를 맺고 활동하던 북한 내 동지 7명, 다른 단체장들의 동지도 8명 있었다. 남한에 있는 우리에게 북한정보(민심동향, 시장물가, 강연내용 등)를 제공한 분들인데 북한당국에 의해 전부 수감 내지 사형되었다.

15명의 이름없는 영웅들이 있었기에 오늘 대한민국의 대북안보 강화에 도움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일과 자유를 위해 소리 없이 조용히 유명을 달리한 그들의 이름은 기록되어야 하며 그 충혼은 기려져야 한다.

 

- 상세하게 설명해준다면...

‘북한자유민주투사’라는 이름을 2015년 6월 경 내가 지었다. 이름 그대로 북한영토 안에서 자유와 민주를 갈망하며 음지에서 다양한 반체제 활동을 하다가 당국의 탄압으로 희생된 사람들이다. 이듬해부터 매해 격년으로 서울과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인권행사인 ‘북한자유주간’에 참여 개최하고 있다. 이 행사의 공동협력자는 김성민 자유북한방송 대표와 미국의 북한인권운동가 수잔 솔티 여사다.

 

- 기념비 건립 준비는 뭔가?

북한자유민주투사들은 처형 직전에 이름마저 빼앗기었다. 북한에서 정치범에게 공민권(이름)을 박탈하고 수감번호만 붙여준다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이름마저 빼앗긴 그들의 존재를 우리가 기록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인천광역시 강화군 내 특정 지역에 내년 추석을 계기로 ‘북한자유민주투사기념비’를 건립하려고 한다. 그러자면 5천만 원의 돈이 들어가는데 지금 모금활동을 하고 있다. 뜻있는 통일애국자들의 후원도 기다리고 있다.

 

- 그 일을 하며 어떤 생각이 드나

전국 도처에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민주투사들을 기리는 각종 기념비가 많다. 거기에 남한의 안보에 기여한 북한자유민주투사들을 기리는 기념비 한 개 쯤 있어야 한다고 본다. 아이러니한 것은 현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자기들 민주화투쟁은 소중했다고 인식하면서 왜 북한민주화투쟁은 냉소적인지 의문이다.

 

- 평양남북정상회담 어떻게 보았나?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남북정상회담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마지막 날 남북정상이 민족의 성산, 백두산에 올라 두 손을 추켜 든 것은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명화이다. 거기에 7천만 민족의 간절한 평화염원이 담겨져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부분은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의 ‘5월1일 경기장’에서 집단체조 공연관람을 마치고 15만 시민 앞에서 연설 할 때 “대한민국 대통령인 나는 함경도 태생 실향민의 아들입니다”고 했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 올해만 남북정상이 세 번 만났다.

거두절미하고 잘한 것이라고 본다. 서로 등지고 으르렁 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지난 정권에서 경험해보지 않았는가? 우리네 일상에서 그렇듯 미운 사람도 계속 만나다 보면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기 마련이다. 의심과 분노를 가졌던 것도 솔직히 터놓고 마음을 다르게 먹을 수도 있다. 자주 만나야 물건이든 돈이든 주고받는다. 또 그러면서 알게 모르게 자유의 바람(정의의 진실소식)도 들어간다.

 

- 정부의 대북정책에 조언한다면...

갑작스럽게 조성된 환경이지만 너무 평화로운 분위기에 빠져 묻지 마 식 퍼주기는 금물이라고 본다. 북한 독재정권이 강화되고 그 아래서 노예처럼 사는 2천만 인민들의 비참한 인권을 나 몰라라 해서는 절대 안 된다. 과거정책에서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고치고 보수정권에서도 잘한 것은 적극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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