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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만 인민에게 눈물로 사과합니다

 

1968년 평양출생, 쿠웨이트 북한건설노동자 출신인 저는 97년 3월 이곳 서울로 왔고 2005년 첫 작품을 쓰며 작가가 되었습니다. 지난 15년간 모두 10권의 책을 쓴 유일한 탈북작가로 많은 독자와 국민들로부터 꾸준한 사랑과 응원을 받고 있지요.

저는 2013년 2월 서울여의도 국회광장에서 열린 제18대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참가해 영감을 얻어 장편소설 <통일>을 집필했죠. 소설 속 주인공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을 이기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는 내용입니다.

또한 신문칼럼과 인터넷 글을 통해 박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와 응원을 표시하였죠. 저를 그렇게 이끈 원동력은 아마도 “북한에 단 한 명(김정은)의 최고 존엄이 있다면 대한민국에는 5천만의 최고 존엄이 있다”고 한 그 분의 말씀이었겠죠.

이랬던 제가 2017년 5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를 공개지지 했습니다. 그의 선거유세 연설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가장 무서워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겠다”는 공약이 마음에 퍽 들었기 때문이죠.

이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북한 2천만 인민과 3만 탈북민의 심정을 담은 편지칼럼을 써왔지요. 대북정책에서 여당이 주장하는 ‘경제지원’과 야당이 주장하는 ‘인권문제’를 함께 추진해달라는 내용도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전격 중단했습니다.

이유는 문 대통령의 두 가지 행실 때문인데, 하나는 2018년 9월 평양을 방문해 능라도경기장 15만 군중 앞에서 ‘남쪽 대통령’이라고 한 부적절한 표현이고 또 하나는 2019년 11월 동해로 목선타고 귀순한 탈북어민 2명을 강제로 북송한 행위이지요.

2천만 인민의 독재자 김정은이 가장 무서워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역설적으로 그 인민을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분이어야겠죠. 그러나 아쉽게도 문 대통령에게서 지금껏 북한주민을 위한 고뇌와 진심은 단 한 번도 보지 못했으니 정말 실망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열광적으로 박수를 쳤던 15만 평양시민은 잔인한 독재자의 구둣발에 짓밟혀 짐승처럼 사는 존재들이죠. 수령인 김정은을 조금이라도 비판하면 가문 3대가 멸족되고 외국방송을 몰래 들으면 평생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됩니다.

그들이 7살 때 시작한 수령사상 학습은 죽을 때까지 하며 월평균 20시간 이상의 정치 강연, 토론, 총화, 행사 속에 삽니다. 수령 동상, 기념관, 사적지 청소는 기본이고 수령이 나타나는 언제, 어디든 꽃다발을 들고 나와서 목청껏 만세를 부르지요.

외국은 고사하고 자기 거주 지역을 벗어나려도 당국의 엄격한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대부분 청년들은 10년간 군사복무를 마치고 당국이 주는 직업에서 일하며 배급식량에 의존해 사는 그야말로 우리 안에서 사육되는 동물이나 마찬가지랍니다.

이런 인민들을 위해 김정은에게 “김 위원장! 공화국의 낙후된 경제를 대한민국이 적극 돕겠소. 참다운 삶을 위해 인민들에게 자유를 주시오!” 라는 소리를 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되었으면 했던 저의 바람은 한갓 망상에 지났던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야만스런 북한 독재집단의 우리 대통령을 가리켜 ‘삶은 소대가리’ ‘겁먹은 개’ ‘오지랖 넓은 사람’ 등의 온갖 모욕적 막말에도, 심지어 우리 국민이 인민군에 의해 서해에서 사살·소각 당해도 아무 말 못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보면 눈이 감겨집니다.

그래서 잊으렵니다. 독재자 김정은의 비위를 애써 맞추려 노력하는 정신에 2천만 인민의 아픔을 외면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말입니다. “사람(인민)이 먼저”라는 달콤한 거짓말에 속은 지난 대선 때 그에게 투표했던 저 자신이 정말 후회스럽네요.

눈물로 사과합니다. 자신의 영구집권을 위해 제 고모부와 친형마저도 처단·독살하는 인류역사상 가장 잔인한 김정은 독재자의 철권통치 아래서 숨도 제대로 크게 쉬지 못하며 사는 2천만 인민에게 보여준 저의 실망스러운 과거 실책을 말입니다.

용서를 빕니다. 그동안 간절한 통일애국 염원을 담은 저의 부족한 글을 잘 봐주시며 따듯한 격려와 사랑을 보내주신 많은 독자분과 국민들에게 ‘2017년 문재인 후보지지’라는 한심한 모습을 보인 저에게 주신 따끔한 비판을 모두 달게 받겠습니다.

통감합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대한민국 국민이듯, 민족의 숙원인 통일의 주인도 7천만 우리 겨레이겠죠. 그 어떤 시련과 풍파가 몰아쳐도 오직 5천만 대한민국 국민과 2천만 북녘 인민을 바라보며 이 손에 쥔 펜을 더욱 힘껏 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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