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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남북이산가족의 특징과 정체성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는 “가족 구성원이 본의 아니게 흩어짐으로써 서로 만날 수 없게 된 가족으로 한국에서는 특히 남북 분단 등의 사정으로 흩어져서 서로의 소식을 모르는 가족”을 이산가족으로 정의하고 있다. 사실 전 세계 어디나 사람이 사는 곳이면 이산가족이 없는 곳이 없으며 지금도 여러 가지 이유로 이산가족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나 국가에서는 매일같이 이산가족이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남북이산가족은 한마디로 말하면 분단과 함께 남과 북에 서로 다른 이념을 추구하는 정권이 들어서고 이렇게 들어선 남과 북의 정권이 서로 체제경쟁을 하는 과정에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특징은 남북이산가족이 가장 처절하고 가혹한 3년간의 한국전쟁과 수십 년간의 체제경쟁 과정에 발생한 것으로 인해 그 숫자가 너무도 방대하다는 것이다. ‘일천만 이산가족위원회’도 있는 것처럼 현재 남한의 인구 5,100만 여명, 북한인구 2,300만 여명 등을 합치면 7, 500만 명 정도 되는데 그 중에 1천만 명이 이산가족이라면 어마어마한 숫자인 것만은 틀림없다. 아마도 20세기에 들어와 전 세계를 둘러봐도 한반도에서 발생한 남북이산가족보다 많은 이산가족은 없을 것 같다. 이것이 남북이산가족이 갖고 있는 첫 번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 특징은 남북이산가족 문제가 철저히 체제와 정권유지에 이용되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남북이산가족이 체제와 이념 대결의 희생물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어떤 경우에 의한 이산가족이라도 철저하게 배체하고 탄압하는 등 이산가족의 인권을 무참하게 유린하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북한은 정권수립 초기에는 물론 1970년대까지 자신들의 체제유지에 도움이 되는 극소수의 월북 이산가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기회를 주고 활용하였으나 김정일 체제가 들어선 1980년대 이후에는 대부분의 이산가족들을 권력핵심에서 쫓아냈다. 이와 함께 극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산가족들, 특히 북에서 남으로 내려간 월남자들을 둔 이산가족에 대해서는 처형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가두는 등 가혹하게 탄압하였다. 따라서 현재 북한에 있는 이산가족은 남에서 북으로 갔건, 북에서 남으로 왔건, 과거 북한정권에 어떠한 도움을 주었건 상관없이 대부분 간부로 임용되지 못하는 등 철저하게 불이익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남북이산가족 상봉도 북한체제 유지에 도움을 준 이산가족에게만 기회를 주고 이산가족 상봉 과정에 북한체제를 선전하도록 하는 등 이산가족 문제를 정치에 악용하고 있다. 아마도 북에서 남으로 내려 은 이산가족의 경우에도 일부이거나 정도의 차이는 물론 있겠지만, 차별과 불이익을 받은 경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말로 하면 남북이산가족이야 말로 남과 북 어디에서든 정권과 정치의 희생물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남북이산가족이 갖고 있는 슬픈 현실인 동시에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특징은 남북이산가족 발생의 원인을 제공한 체제와 이념 문제 즉 체제 대결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체제와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신교환조차 할 수 없다는 것이 남북이산가족의 가장 비극적인 현실이자 아픔이다. 남북이산가족이 안고 있는 이러한 슬픔과 아픔, 나아가서 이산가족 문제는 한두 차례의 상봉이나 서신교환 등으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통일이 실현되어야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남북이산가족은 체제와 이념에 근거한 분단과 함께 발생했을 뿐 아니라 이념과 체제 경쟁의 희생물인 것으로 인해 그 정체성도 이념과 체제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말하자면 남북이산가족은 이념성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경위와 과정을 거쳐 이산가족이 되었던 관계없이 이들은 모두 자유를 갈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는 이산가족의 정체성을 특징짓는 개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 수십 년간 동서로 갈라져 진행되어 왔던 자본주의 체제와 사회주의 체제 간의 경쟁은 이미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시장경제를 핵심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결국 남북이산가족의 정체성은 대한민국이 추구하고 있는 자유민주주의 이념과 시장경제 체제 즉 자본주의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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