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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종(僕)이 되고 노예가 된다는 것은 비극

 

종의 기원은 언제부터일까? 이 물음을 던지면 씨앗 종(種)이나 쇠북 종(鐘)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오늘 말하는 종은 노예라고 부르는 종을 말한다. 노예는 하인과 전혀 다른 의미가 있다. 일반적으로 하인은 자유가 보장된 사람으로 주인의 일을 도와주는 사람이다.

하인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집에 매여 일하는 사람’으로 주인과 상하관계에 있는 사람이다. 옛날 장삿집이나 점방의 점원으로 생각하면 될 법한 사람을 말한다.

지금의 직원하고는 다른 의미가 있다. 노예는 완전한 종이다. 노예의 기원은 전쟁이나 싸움에서 패한 집단의 사람을 잡아다가 자기의 소유물로 만든 것에서 출발했다.

노예는 ‘남의 소유물이 되어 부림을 당하는 사람. 모든 권리와 생산 수단을 빼앗기고 물건처럼 사고 팔리던 노예제 사회의 피지배 계급’을 말한다. 이런 사람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권리나 자유가 상실된 사람이다. 자기 의사나 행동을 주장하지 못하고 소나 말처럼 일만 하는 사람으로 짐승 취급을 받은 사람이다. 인격의 존엄성마저 상실되어 개나 돼지와 같이 사고팔 수 있는 매매가 가능한 사람이다. 말하는 짐승으로 보면 더 쉬울 것이다.

사람이 종이 되고 노예가 된다는 것은 비참의 정도가 아니라 인간 최대의 비극이다. 인간은 창조주의 창조물이다. 창조주는 인간에게 고귀함을 주었다. 잘 살든 못 살든, 약하든 강하든, 인간에게 주어지는 존엄성은 어느 사람도 함부로 할 수 없다. 그래서 창조주는 인간에게 번성하고 충만하여 세상을 다스리라고 했다. 그런 인간을 종이나 노예로 부리고 싶어 하는 발상 자체가 처단의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조선은 노예제 사회였다. 지배계급들은 사람을 종으로 부리고 싶어 했다. 정적의 세력을 제거하여 그 가족을 종으로 부리는 것을 대단한 유세로 여겼고 호사(好事)로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은 끊임없는 당파싸움으로 상대를 죽이거나 별문(滅門)하도록 만들었다. 그런 작태가 조선을 망하게 했고 그 영향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나라는 주권자가 주인이다. 주인을 섬기기 위해 대표를 뽑고 공직자를 선정한다.

시험을 치든, 선거하던 그들은 주권자인 국민을 섬기는 자들이다. 그런데 쥐꼬리만 한 권력만 가져도 안하무인이 되고 엄청난 유세를 부린다. 하나님의 백성을 섬기는 사람들을 목사라고 한다. 그들은 자신을 종(僕)이라고 부른다. 종이 되어야 하나님 나라의 백성을 섬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유권자인 나라의 주인을 섬기는 공복(公僕)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주권자가 일하라고 준 직분으로 호가호위하고 무위 호식하면서 나랏돈을 제 마음대로 쓰는 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주권자가 부여한 직분은 주권자와 공동체의 번영을 위해서 써야 한다. 그런 사람을 주권자들은 추앙하고 공복이라 칭송한다.

어느 동네 ‘동네 종 반편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1900년 어간에 태어난 사람이다. 어떤 사람은 대처의 어느 부잣집 도령으로 열병을 얻어 반편이(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부자유스러운 사람을 일컫던 말)가 되었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조선이 망할 때쯤 항일 운동을 하던 아버지가 일본군의 총에 맞아 죽고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져 고아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죽을 때까지 일평생을 동네 종(僕)으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다. 마을 사람들은 그가 죽자 후하게 장사를 지내 주었다. 10여 년이 지난 다음 부인도 죽었다. 부인도 후하게 장사해 주었다. 그리고는 마을 종인 반편이 부부를 진정한 동네 공복(公僕)이라고 부르며 마을 어귀에 비석을 세워 주었다. 동네 사람들은 그 반편이 부부를 ‘동네를 지켜준 파수꾼’이라고 칭찬했다. 주권자는 이런 공복(公僕)을 원한다. 올바른 공복은 많은 사람에게서 칭찬을 받는다. 그런데 요즘 들어 그런 사람이 점점 사라져 간다. 몇 십 년 공직을 하고 국민의 대표를 했다는 사람들이 기회만 엿보면서 자기 배만 불리려고 한다. 직위를 가지고 명예나 얻고 권세나 부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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