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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 시급한 고령 이산가족 상봉

 

올해 들어서만 이산상봉 신청자 가운데 1300여명이 한을 풀지 못하고 숨졌다.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했지만, 북녘의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올해 사망한 신청자는 1379명으로 나타났다. 5월 말 기준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이들은 모두 13만3386명인데, 이 가운데 생존자는 38.5%(5만1367명)에 그친다. 나머지 61.5%(8만2019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생존자들도 대부분 고령이라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90세 이상이 25.8%, 80대가 39.6%란 통계를 봐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지금처럼 하다간 이산상봉에 500년 넘게 걸릴 것이란 탄식이 나온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직후 8·15 상봉을 시작으로 모두 21차례 상봉에 그쳤기 때문이다. 정부와 대한적십자사에 북한의 가족과 만나고 싶다고 신청서를 낸 실향민은 제도 시행을 시작한 1988년 이후 13만 3386명이다. 이 가운데 생존자인 5만1367명이 일 년에 한 차례꼴로 찔끔찔끔 이뤄지는 상봉행사(회당 100명 선발)를 한다면 510여년이 필요할 것이란 계산이다. 북한 가족의 불이익(월남자 가족으로 낙인)을 우려해 상봉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는 지적도 있다. 남북이 분단된 1948년부터 6·25 전쟁 발발까지 북한 공산 체제를 탈출한 경우가 약 350만 명, 전쟁 중 월남자 150만 명을 합치면 500만 명에 이르고 동반 가족 등을 고려할 때 실향민 숫자가 1000만 명 수준일 것이란 추산이다. 통일부 등록 사단법인으로 1982년 출범한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는 80세 이상 실향민의 고향 성묘를 남북 당국이 최우선으로 협의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고령 이산가족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민간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도 올해 들어 거의 전무한 상태다. 제3국을 통해 이뤄지는 개인 차원의 생사 확인은 2000년에는 450건에 가까웠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 지난해의 경우 2건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 여파 등이 겹쳐 2건에 머문 것으로 통일부는 밝히고 있다. 이런 급감사태에는 이산 1세대의 고령화가 큰 이유 중 하나로 깔려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3국 상봉을 위한 이동이 어려워진 때문이란 얘기다. 2000년대 초반에는 900건대에 달했던 서신 교환도 올해의 경우 3건에 그쳤다고 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후보자 당시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이나마 입장을 표명했다. 인사청문회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산가족 문제를 “인도적 차원을 넘는 천륜의 문제”라거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는 언급을 했다. 이 장관은 “일회성, 간헐적 대면 상봉 방식으로는 고령화에 따른 시급성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과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북한이 수용 가능한 방식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점도 밝히고 있다.

이 장관은 대북 식량 지원에 대해 “남북 간에 먹는 것, 아픈 것, 죽기 전에 보고 싶은 것에 대해서는 어떤 정치적·안보적 계산 없이 중단없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받고 있다.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협력이 필요하다면 적기에 실질적인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방식에 있어 제대로 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후보자는 “약품·식량 등 인도적 물자에 대한 물물교환 방식의 작은 교역과 같은 상호 호혜적 방식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두고 “지나치게 낭만적인 대북접근을 생각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산가족 문제 해결의 절박성을 고려할 때보다 적극적이고 창의적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 낼 보다 적극적인 대북접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면 ‘대북제재의 예외’ 카드를 써먹어도 좋다는 지적도 있다.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가동 같은 한·미 간 대북정책 공조에 구멍이 날 수 있는 방식을 밀어붙이기보다는 이를 이산상봉 등 긴급한 인도적 사업과 연계시키는 묘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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