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특별법'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낙연, 종로2가에 '장준하 기념관'건립제안
평안북도 의주출신으로 일제강점기 광복군으로 활동하면서 독립사상을 고취하고, 민주화에 앞장선 장준하 선생의 45주기 추도식이 8월 17일 오전 11시 경기 파주 장준하공원에서 열렸다.
(사)장준하기념사업회(회장 장호권) 주관으로 열린 이날 추도식에는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따라 행사장에는 100명만 입장했다. 그 밖의 참석자들은 행사장 밖에서 추도식에 참여했다. 특히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도사에서 '장준하 특별법' 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고 장준하 선생이 <사상계>를 발행했던 종로2가 파이롯트 빌딩에 '장준하 기념관'을 건립할 것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선생님의 죽음을 캐기 위한 노력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성과를 얻지 못하고 선생님의 죽음은 의문사로 남아있어 죄송할 따름”이라며 “21대 국회에서 ‘장준하특별법’이 제정돼 선생님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부끄럽고 죄송한 일은 또 있다며 “2010년 대법원은 선생님께 적용됐던 ‘긴급조치 1호’를 위헌·무효라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도 2013년에 위헌 결정을 내렸고 그에 따라 올해 5월 서울중앙지법은 '긴급조치 1호' 최초 위반자로 구속된 선생님의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지만 최근 정부가 서울중앙지법의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며 항소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법원의 판단을 수용할 것을 법무공단에 요구했다.
이 의원은 '장준하 기념관'건립도 제안했다. 그는 “선생님은 질곡의 시대를 의롭고 외롭게 헤쳐 오셨으며 선생님을 짓누른 시대의 질곡과 그에 치열하게 맞서신 선생님의 삶은 후대가 기억하고 기념해야 할 충분한 가치를 갖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장준하선생 기념관’을 건립하자고 이 자리에서 제안하며, 고 박원순 서울시장님은 선생님께서 ‘사상계’를 발행하셨던 종로2가 파이롯트 빌딩에 기념관을 건립하려는 생각을 생전에 밝히신 적이 있듯이 서울시와 국가보훈처가 지혜를 모아 방안을 찾기 바란다”며 이 의원 자신도 돕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15일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일장기가 등장한 현실을 두고 "선생님을 옥죄었던 독재권력을 잘 아는 사람들이 민주정권을 독재라고 부른다"며 "이런 뒤틀린 현실을 선생님 영전에 보고 드리는 올해 8월은 정녕 잔인하고 참으로 절통하다"고 말했다.
또한 “선생님의 생애에 걸친 헌신은 조국독립에 기여했고 해방 조국의 민주화의 초석이 됐으며 선생님을 기억하고 선생님의 뜻을 완성해야 할 후대의 과제는 그대로 살아 있다. 선생님의 영전에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바치며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준하 선생은 1944년 일본군에 징집됐으나 중국에서 6개월 만에 탈출해 광복군에 입대했다. 간부훈련반에서 훈련을 받고 광복군 제2지대에 배속돼 활동했다. 교양·선전잡지 '등불'을 발간해 독립사상을 고취하고, 광복군의 존재를 중국인들에게 알렸다. 1945년 한·미 연합 특수훈련을 받고 정보·파괴반에 배속돼 국내 침투작전을 준비하다 광복을 맞았다. 해방 뒤에는 잡지 <사상계> 등을 발간하며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여러 차례 옥고를 치렀다. 제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옥중 당선되기도 했다. 1975년 8월 17일 경기 포천 이동면 약사봉에서 숨진 채 발견돼 권력기관에 의한 타살 의혹이 불거졌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 17일 장준하 선생 45기 추모식에 참석, 장호권 장준하기념사업회장과 함께 장준하 선생 묘소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