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규 ‘혜촌회’ 회장
평남에 작품 4점 기증
역대급 작품들로 평가
국내 최장그림(350M) '漢江全圖'를 그린 故 혜촌 김학수 화백의 그림 4점이 평안남도에 기증됐다. 김학수 화백의 제자모임인 ‘혜촌회’ 이승규 회장은 지난 12월 1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 2층 위원회 회의실에서 평양출신의 『혜촌 김학수 화백 작품 기증식』을 가졌다.
이날 기증식에는 이명우 평남지사, 김동률 평남도민회 체육문화부회장, 조성원 이북5도새마을회장, 김재홍 함북지사, 정중렬 전 평남지사를 비롯해 김학수 화백과 인연이 있는 차인태 전 평북지사와 혜촌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기증된 김 화백의 작품은 ▲모란봉·대동강도 ▲추경도 ▲소나무 묵화 ▲무궁화 소폭화 등 4점이며 기존의 한국화와는 달리 은은히 퍼져나가는 먹의 농담(濃淡)과 표현된 그림 속에 살아 숨 쉬는 사실감이 드러난다. 특히 모란봉·대동강도는 평양의 아름다운 정경을 묘사하고 있지만 사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역사적 근거로서의 이북도민 후계세대에 대한 교육적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역대급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날 김학수 화백의 작품이 그려진 재킷을 입고 나온 이승규 회장은 “혜촌 선생은 저의 은사이시자, 화가이자, 기독교 신앙이 두터운 분으로 민족사랑, 국가사랑, 애국의 정신을 가지고 교회와 나라를 위한 역사와 풍속화, 위인들을 그린 훌륭한 국가적 인물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증작에는 북한에 못가는 실향민들의 고향 그림이 있어 이북5도청에 작품이 놓여 지면 그림을 통해 실향민들이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달래고 혜촌 선생을 후계세대들이 기억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을 기증하게 됐다고”기증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이명우 평남지사는 “이승규 회장님께서는 혜촌 김학수 화백님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혜촌회 회장을 맡아오면서 혜촌 선생의 고결한 인품과 예술정신을 계승하고 널리 알리는 일에 노력해 왔다”고 칭송했다. 더불어 “오늘 회장님께서 오랫동안 애장하여 오셨던 혜촌 선생의 귀중한 작품 4점을 우리 평안남도에 기증해 평남도민들이 가까이에서 보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기증증서와 함께 감사패를 증정했다.
한편 혜촌 김학수 화백(1919~2009)은 평양출신으로 6.25 때 부인과 2남 2녀를 북에 남겨두고 단신으로 월남해 끝내 홀로 살면서 화업에 몰두했으며 한국외항선교회 창립 멤버로 참여하는 등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도 많은 족적을 남겼다. 특히 1964년 단양과 양평 일대의 한강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2006년까지 40여년 간 현지답사를 거쳐 한강 1천300리를 폭 48㎝, 길이 20m가량의 두루마리 화선지 26권(총길이 350m)에 담아낸 대작 '한강전도'로 유명하다.
의정부 경민대 '혜촌선생기념관'에서는 그의 그림을 상설 전시 중이며 김해 인제대에서도 그의 이름을 딴 '김학수기념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