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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맘으로 통일을 품어 야지요”

 

김정아.jpg

김정아 통일맘연합회 대표

 

대한민국에 입국한 3만 탈북민들 중 여성비율은 8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중반 10%이던 여성비율이 2000년도 전후로 남성비율을 역전하여 최고 퍼센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북한에서 무조건 직장에 출근해야 하는 남성들에 비해 당국의 통제를 느슨하게 받으며, 생계유지에 활동력이 많은 여성들이기에 가능하다.

중국 동북3성 지역과 제3국에서 숨어 다니는 탈북민은 대략적으로 적게는 5만 명에서 많기는 20만 명으로 추산한다. 불법체류자로 살고 있는 그들에 대한 통계는 전혀 불가능한 실정이다. 중국에는 본토출신의 무호적자도 수천만 명, 이는 다행히 탈북민들에게는 유리한 환경이기도 하다. 중국에 정처 없이 떠도는 탈북여성들과 그들의 가슴 아픈 사연은 분단된 우리 민족의 또 다른 이산의 비극이다. 천신만고 끝에 남한에 들어온 탈북여성의 60%는 기혼자이며 여기서 절반 이상이 제3국 체류시 출산하고 생이별한 자녀들을 남기고 한국에 입국한 상황이다. 바로 이 때문에 엄청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탈북맘(엄마·마음)들이다.

그들은 인신매매 당한 수치스러움과 자식을 버렸다는 죄책감으로 누구에게도 속 시원히 말 못하는 아픔을 갖고 있다. 그 고충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하고 마음의 병을 치료하며 제3국에서 떠도는 탈북여성이 낳은 아이들을 찾아서 엄마의 품으로 찾아오는 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바로 ‘통일맘연합회’이다. 지난 9월 23일 TV출연을 앞둔 본 단체 김정아 대표를 MBN 로비에서 만났다.

 

- 자신을 소개해 달라.

1976년 1월 함경북도 청진에서 출생했다. 정확히 말하면 청진시인민병원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는데 부모가 없다. 나는 청진의학대학에 재학 중인 이름도 모를 남녀학생의 연애사랑에서 생겨난 아이다. 출생한지 3일 만에 입양되었다. 양아버지는 청진수산사업소 기사장이었고 양어머니는 청진백화점 부기장(영업부장)이었다. 양부모님에게는 6살짜리 아들(나에게는 양오빠)이 있었다.

 

- 입양된 사실을 언제 알았나.

양부모님이 돌아가시고 1년 후 친척들이 알려주었다. 양부모님은 생전에 “너는 어려서부터 젖을 못 먹고 자랐으니 의사가 되어 네 건강은 네가 지켜라”고 하였다. 정말 그랬는지, 양아버지가 돌아가시고 3년 동안 병마로 고생하던 양어머니를 고등학생인 내가 주사를 놓아주었다. 그것을 보며 사람들은 놀라워했다. 나는 정말 양부모님의 말씀대로 의학공부를 하고 싶었다.

 

 

- 두 번째 입양되었다는 얘기가 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나는 오빠가 복무하는 군부대를 찾아가 오빠를 자주 만났다. 그 모습이 여러 사람들의 눈에 띄고 소문이 퍼져 연대정치위원에게까지 들어갔다. 그가 미성년인 나를 입양하여 자기네 식구로 만들었다. 그게 1993년 3월 1일이고 그 일로해서 4월 25일 최고사령관 김정일의 “훌륭한 당일군입니다!”는 친필서한을 받았다. 결국은 김정일의 표창을 받으려고 나를 강제 입양했던 것이다.

 

- 인민군대에 입대한 경위는.

정치위원의 끈질긴 권고에 따른 것이다. 그가 오빠를 내세워 나를 회유했다. 김정일에게 표창까지 받은 정치위원은 기고만장해 나를 여성군관으로 키우려는 야심이 있었던 것 같았다. 생전에 양부모와 좋은 관계였던 지인들도 모두 괜찮은 직장에 있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자기네한데 오라고 했었다.

 

- 군 생활은 어떻게 했는가.

오빠가 나를 붙들고 군대에 입대할 것을 빌다시피 했다.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은 정치위원의 의견에 따라 1993년 8월, 조선인민군 국경경비총국 산하 해안경비대에 입대했다.

3년 뒤 이제순 군사대학(평양소재)에 추천받아 입학했다. 물론 정치위원이 대학 학장에게 특별히 당부한 부탁(빽)에 의해서다. 재학 중에 있었던 열병식(인민군창건 65주년 기념)행사 훈련에서 죽을 고비를 넘길 정도의 시련을 겪었다. 1년의 군사대학을 마치고 휴가를 받아 고향에 왔을 때 페농양으로 감정제대(의병제대)를 한 오빠가 꽃제비(거지)가 되어있었다. 마음이 찢어지도록 아팠다. 여섯 살 때부터 자기를 등에 업어 키우다시피 한 사랑하는 오빠다. 눈물을 머금으며 부대로 복귀해 한 달 후 식량과 돈을 갖고 고향에 갔을 때는 벌써 오빠가 하늘나라에 간 뒤였다. 오빠 지인의 말에 의하면 오빠는 시궁창에서 음식찌거기를 주서 먹다가 죽었다고 한다. 그 이후 나 역시 혹독한 동계군사훈련에서 얻은 갑산성중독증이라는 병명으로 감정제대를 받았고 사리원시에 소재한 인민무력부 통신국 직속 교도여단 무기탄약고 보위대 대장(민간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여기서 사내커플로 연애결혼 후 남편의 고향 평남 문덕군으로 시집을 갔다.

 

- 북한에서의 결혼 생활은.

남편의 고향에서 농장원으로 악착 같이 일을 했다. 둘째아기 임신 7개월 때 다른 것도 아닌 식량문제로 남편과 부부싸움을 심하게 했다. 그 때 남편의 엄청난 폭행이 있었고 그로인해 아이가 조산(제 기한보다 일찍 태어남)되어 결국 열 달 만에 죽었다. 그 이유로 남편과 이혼을 하고 다시 고향인 청진으로 왔다.

도무지 살길이 막막하여 나를 입양했던 정치위원에게 찾아갔는데 황당하게도 “너 누구지? 언제 봤던가?” 하는 식이었다. 그때 피눈물을 흘리며 정치위원을 꼭 복수하겠다고 결심했다. 내가 탈북하면 그 영향을 받아 그도 처벌받을 거라 확신했다.

결국 탈북하기로 마음먹고 2006년 6월 도강하여 중국에 발을 들여놓았다. 인신매매가 되어 중국 신양의 한족동네 농촌에 들어갔다. 기가 막힌 것은 북한 남편에게서 생긴 세 번째 아기가 뱃속에 있는 것도 몰랐다. 결국은 그 애 때문에 북송위기도 면했고 2009년 곤명으로 해서 미얀마, 태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했다.

 

- 입국 후 남한에서의 생활은.

일보다는 공부를 했다. 2012년부터 국제사이버대학 경영학과에 입학하여 공부를 하였고 4년 뒤 경영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늦은 나이에 공부하는 나를 보고 주변에서 입술을 삐죽 내미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내가 목표한 그 길을 갔다.

 

- 한국에서 좋은 남편을 만난 걸로 안다.

중소기업 회사원으로 근무하면서 교회에서 북한선교사역을 하는 분이다. 그도 이혼한 남자였는데 나를 인간적으로 따뜻하게 대해주었다. 내가 그 남자에게서 감동된 것은 북한과 중국에 두고 온 내 아이들을 위해 나보다 더욱 간절하게 기도하는 것을 보고서이다. 우리 둘 사이에 5살 난 아들이 있다.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 통일맘연합회를 설립했는데 어떤 단체인가?

탈북여성들 중에는 나처럼 중국에 낳은 자식을 두고 온 경우가 많다. 그들은 공안에 걸려서 지옥 같은 북한으로 강제 북송되기 싫어 성노예, 인신매매의 희생양이 되어 세상의 온갖 슬픔과 고통을 겪은 불쌍한 여인들이다. 그들은 자녀에 대한 아픈 상처를 가슴에 품은 채 익숙하지 않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있다. 통일맘연합회는 이처럼 가슴 아픈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해주며 통일을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이며 2015년 7월에 공식 출범했다. 준비는 2013년도부터 했고 그동안 내가 개인적으로 활동했다.

특히 “엄마의 맘으로 통일을 품어라”라는 슬로건으로 제3국에서 떠도는 탈북여성들과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는 북한여성들을 남한의 엄마와 연합해 남과 북이 서로 잘사는 통일한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탈북과정에서 북한과 제3국에서 헤어진 가족들을 찾기 위한 △제2의 이산가족 찾기 △탈북민 정착지원 △통일 맘 남북문화 소통지원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한·중 정부는 탈북맘들에 대한 어떤 대책도 없는가?

그래서 답답하다. 한국정부는 탈북자문제에 대해 큰 틀만 신경 쓰고 어쩌면 그 안의 작은 문제인 탈북맘들의 자녀 찾아오기에는 침묵으로 일관한다. 탈북자를 불법월경자라며 북송시키는 중국은 더 말할 것 없이 방심한다. 죽고 싶을 만큼 괴롭고 미칠 만큼 슬프지만 어느 누구도 우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다.

 

- 문제해결의 방안은 없나

내 경우를 봐도 중국에 있는 내 아이를 찾아오려고 별의별 방법을 다 썼다. 사정도 해보았고, 돈도 써보았고, 심지어 협박도 해보았다. 그리고 브로커를 이용해 납치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정말이지 제 아이를 품지 못하는 어미의 심정은 칼로 난도질당하는 느낌이다. 고민 끝에 이것은 인권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결론했다.

 

- 그동안 한 일중에 몇 가지 소개한다면.

2014년 12월 “탈북여성들 신은미, 황선에게 맞장토론 제안한다”는 선언으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작년 9월 23일과 24일 인민군의 목함지뢰 도발로 부상을 입은 하재원, 김정원 하사를 면회했고 10월에는 제50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하였다. 올해 4월에는 제13회 북한자유주간 행사일환으로 “내 아이를 안고 싶어요”라는 주제로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주최했다. 본 단체는 ‘통일맘과 실향민들의 만남의 광장’이라는 주제로 작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지난 8월 14일 광복71주년을 기념해 여의도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실향민과 탈북민 어르신들을 모시고 고향에 대한 소식을 공유하고 향수를 달래는 등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오도민신문 지면을 통해 그날 참석해주고 격려해주신 안철호 이북도민연합회장님을 비롯한 각도 회장님과 도민회관계자 여러분들에게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 앞으로의 계획은.

한국을 찾는 중국관광객들에게 감성적으로 호소하려고 한다. 물론 캠페인이나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말이다. 또한 국제사회에 탈북맘들의 비참한 처지를 알리려고 한다. 그 일환으로 10월 중순 미국을 방문한다. 대학과 사회단체 등을 찾아 북한의 인권실상을 알릴 예정이다. 대한민국에 인권법이 생겼지만 그것은 북한 내 주민이나 남한에 들어온 탈북민에게만 해당이 되지 제3국에 있는 탈북자와 그 자녀들에게는 해당이 안 되기에 3국에서 자녀를 잃어버린 우리 탈북여성들로서는 너무나도 억울하다. 그래서 더욱 국제사회에 의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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