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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입북 탈북자는 대부분 납치된 사람들이다

통일인터뷰.jpg

 

지난해 11월 23일 북한당국은 대남선전매체를 통해 재입북 탈북자 6명을 공개했다. 이중에 3명은 작년에 이미 소개했던 인물이고 나머지는 올해 재입북한 사람들이다. 이로써 통일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재입북 탈북자는 모두 19명이다.

체제선전 내용으로 가득하고 당국에 대한 비판내용이 전혀 없는 북한TV 카메라 앞에 선 재입북 탈북자들은 약속이나 한 듯 남한에서 누렸던 삶을 “생각만 해도 끔찍한 비관과 절망의 나락”, “황금만능주의의 변태적인 짐승 같은 사회”라고 했다. 그런데 그들의 얼굴은 어딘가 모르게 매우 부자연스럽게 보였다. 이들은 “남조선 괴뢰당국은 공화국공민을 끌어오는 자(브로커)들에게 돈을 마구 대주고 있으며 남자, 여자, 아이, 노인 상관없이 가격을 붙여놓고 공화국주민을 사람이 아니라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자리를 줘도 힘들고 어렵고 더러운 일만 주며 이방인, 2부류 인간으로 취급”한다고 주장했다. 황당무계한 그들의 터무니없는 발언에 쓴 웃음만 나온다. 독자들과 남한사람들에게 재입북한 탈북민들은 과연 누구인가를 알려주기 위해 대표적 탈북민단체인 사단법인 ‘탈북자동지회’를 방문해 서재평 사무국장에게서 진위를 들어봤다.

 

자신을 소개해준다면...

1970년 8월, 함경남도 단천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단천시 수의방역소 소장이었고 내 위로 두 명의 형님이 있었다. 1994년 단천광업대학을 졸업하고 단천지질실험분석연구소에 배치를 받았다. 본 연구소는 지하의 지질시료분석을 통한 자료를 작성하고 그에 근거해서 지질도면 분포를 만들어 지하자원을 찾는 방향설정을 주 업무로 한다.

 

고난의 행군시기를 어떻게 보냈나?

보통 사람들이 1990년대 중후반 즉 96년부터 99년까지의 기간을 고난의 행군시기라고 한다. 그러나 지방은 그보다 일찍 시작되었다. 내가 있던 단천은 김일성이 사망(94년 7월) 전 3개월 전부터 식량배급을 안주었다.

어쩌겠는가? 가만있으면 굶어 죽을 판인데... 부모님이 연로보장(정년퇴직)을 받고 집에 있었고 형님 두 분은 출가하여 자기 살림을 했다. 내가 가장이니 방법이 없었다. 사금, 송이버섯, 수산물 장사를 하였는데 현지에서 구입해 타 지역에 가서 비싸게 파는 방법으로 겨우 밥을 먹고 살았다.

 

언제 당국에 해이를 느꼈나

1994년 당시 아버지가 36년간 직장생활하면서 차곡차곡 저축한 돈이 대략 3만 원 정도 저금소(국립은행 지역지점)에 있었다. 그런데 돈을 찾자고 하니 저금소에 돈이 없다고 했다. 심지어 저금소 직원에게 절반을 주겠다고 하는데도 “은행에 돈이 있어야 주지 않느냐?”며 오히려 고객에게 큰 소리를 치는 것이었다.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면...

단천에는 압연을 생산하는 검덕광산, 마그네사이트를 생산하는 대흥광산이 있다. 두 광산은 각각 종업원이 1만 명이 넘는 대형회사이다. 신비한 건 1년간 배급 안주었는데 당국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거나 항의하는 모습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일상에서 말을 잘 못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는 당국이 무섭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는 전쟁참가자인데 하루에도 수백 명씩 굶어죽는 인민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이런 꼴을 보자고 전쟁에서 피 흘려 이 나라를 지켰는가?” 하며 통탄하셨다. 나도 그때 “이게 정말 사회주의인지?” 하는 의심을 갖게 됐다.

 

탈북한 계기는 무엇인가.

2000년 초 온성군 남양구로 중국에 사는 친척을 만나러 갔다. 여기는 중국 도문과 마주한 지역으로 대 중국무역과 밀수가 활발히 진행되는 곳이다. 공교롭게도 친척과 연락이 잘 안 되어 며칠을 묶었고 어느 날 친숙해진 민박집 주인과 라디오를 들었다. 최초로 듣는 남한의 방송인데 처음에 내 귀를 의심했지만 점차 그것이 진실임을 알았다. 며칠 뒤 그 사실이 발각되어 안전부에 가서 혹독한 고문과 조사를 받았다.

 

그게 탈북하게 된 이유인가?

그렇다. 주인은 외지인인 나에게 모든 혐의를 들씌웠다. 안전부에서는 여관주인의 진술을 토대로 내가 주동이 되어 남조선방송을 청취한 걸로 자료를 만들어 도 보위부로 문제를 넘긴다고 했다. 이후 며칠간 남양구에서 풍설로 들은 소리로 “공화국 인민이 남조선방송 들은 것이 사실이라면 아마도 도 보위부에 가서 무사치 못할 것” 이라고 하였다. 이때 피뜩 “아! 살려면 튀어야 겠다”는 생각이 불쑥 떠올랐다.

하여 2000년 4월 1일 국경경비대원에게 2천원을 주고 두만강을 건넜다. 온성군 맞은 켠이 중국 도문이고 여기서 2시간 정도 가면 연길이다. 거기에 고모집이 있고 흑룡강성에 큰고모 집이 있다. 연길을 거쳐 흑룡강성으로 가던 중 조선족청년을 만나 조선족교회에 가게 되었다. 10개월 후 거기서 남한에서 온 천기원(두리하나선교회 대표) 선교사를 만났고 2011년 7월 몽골로 이동하여 24일 한국에 도착했다.

 

남한에 와서 처음 무슨 일 했나?

서울의 어느 출판인쇄소에서 일을 하였다. 대표이사의 업무용 전용차를 1년간, 시내 버스운전을 2년간 하였으며 2006년까지 연세대학교 통일학석사 과정을 다녔다.

이후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자원개발실에서 3년간 근무했다. 당시는 노무현 정부였고 북한에 원자재금액을 제공하는 대가로 단천지구 자원개발 사업을 했다. 내가 단천 태생이고 전공도 광석분야이기에 특별채용으로 선발되었다.

 

탈북민단체 사무국 업무를 많이 했는데...

많이 보다는 비교적 큰 단체에서 했다. 2009년 5월부터 최초의 탈북민 인텔리 단체인 ‘NK지식인연대’(대표 김흥광)에서 사무국장을 1년간 하였다. 이후 2010년 10월부터 생전에 황장엽 선생이 만든 대표적 탈북민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위원장 허광일)에서 사무국장을 작년까지 맡아보았다. 올해 1월부터 현재의 자리에 있다.

 

탈북자동지회 어떤 단체인가?

1999년 2월에 창립된 사단법인 ‘탈북자동지회’는 김 씨 수령 독재체제의 타도와 북한인권과 민주화실현, 북한실상 바로 알리기 운동, 북한주민 돕기, 탈북민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대표적 탈북민 조직이다. 여러 탈북민 단체와 연대하여 탈북민들의 성공적인 남한정착을 돕는데 일조하고 있다. 생전에 황장엽 선생이 명예회장이셨고 초대 회장은 김덕홍 전 조선여광무역회사 총사장, 이후 홍순경 전 태국주재 북한대사관 참사, 최주활 전 인민군 상좌가 회장직을 이어오고 있다.

 

그동안 어떤 일을 했고 앞으로는...

탈북민 문화소양사업의 일환으로 탈북수기 공모 및 발표를 10년 남짓 진행하고 있다. 또한 탈북청소년 장학사업과 청소년영어교실을 매월 적게는 2회, 많기는 5회까지 수년간 진행하여왔다. 그리고 현재 본 단체가 소재한 지역의 주민들과 사회단체와 함께하는 체육문화행사를 꾸준히 진행하여 왔다.

내년에는 통일준비 리더아카데미를 준비하고 있다. 탈북청소년들을 통일의 주역자로 키우는 교육의 일환으로 교육사업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현장탐방, 명사강의, 찾아가는 교육 등 1기당 6개월 단위로 계획하고 있다.

 

며칠 전 북한이 재입북자 3명 공개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거나 친인척 접촉을 하는 탈북민들에게서 재입북자가 많이 발생한다. 대한민국 국적을 받은 탈북민들이 여권을 가지고 중국에서 체류하다가 북한보위부 요원들에게 회유 당하고 협박에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일이 잘 안되면 임의의 시각에 특정장소에서 강제로 납치하는 것이 북한보위부의 수법이다.

내가 아는 재입북 탈북자 종류에는 북한에 있을 때 보위부의 ‘정보원’(대중에 섞여 불순분자를 발견하고 비밀리에 상부에 보고하는 일반주민으로 위장된 사람)을 하다가 그것이 훗날 후배들에 의해 발각되어 황급히 달아난 사건도 있었다. 이번 동영상에 3명과 함께 나온 김만복(63) 씨가 바로 그렇다.

 

남한에서 살기 어려워서 재입북한다는 소리도 있다.

흔히 남한 사람들도 동정의 어조로 “탈북민들이 오죽 힘들었으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까?” 하기도 한다. 북한TV에 나와서 하는 재입북 탈북자들의 말은 전부 거짓이다. 납치되어 갔지만 살자면 방법이 없다. 당국이 시키는 거짓말을 해야 한다. 극히 소수이지만 자진해서 재입북한 탈북민은 남한에서도 일하기 싫어하고 불평불만이 많았던 낙오자였다. 또한 고향에 남겨진 가족생각에 망설이다가 재입북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힘들어서, 가족이 그리워서 재입북하는 비율은 전체의 1~2% 정도이다.

 

예비 재입북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보위부 요원들의 그 어떤 감언이설에도 속으면 안 된다. “어머니 당은 관대하게 용서한다” “고향의 부모형제들을 생각해보라” 등의 소리에 유혹되면 위험하다. 또한 남한에서 살고 있는 탈북민들도 주변의 이상한 탈북민은 즉시 관계기관에 신고해서 간혹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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